All(191)
-
[1일1식 시즌3 D+22] 2/24 : 옷이로되 옷이 아니었던 옷들
1일 1식을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옷을 사지 않았다. 12월쯤에 한참 추울때 홀린 듯이 두꺼운 점퍼 하나를 산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 팬티 한 장 사지 않았다. 옷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구를 만나러 나가면 한두벌쯤은 사입고 들어오기도 하고 가끔 필을 받으면 인터넷 쇼핑몰로 한아름 주문하곤 했었는데 지난 4개월간은 그러지 않았다. 사실 사지 않았다는 표현보다는, 사지 않기로 결심했고 그 결심을 꽤 충실히 지키고 있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옷을 사지 않았는데도, 외려 이전보다 아침에 옷을 고르기가 수월하다. 옷장에 걸려있는 옷이로되 입을 수 없는 옷들이 꽤 있었기 때문인데, 그런 옷들을 하나씩 클리어해가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오늘은 수년 전에 사서 한동안 즐겨입다..
2015.02.25 -
[1일1식 시즌3 D+21] 2/23 : 어느덧 입사 5주년. 6년차의 시작.
2010년 2월 22일 월요일, 서른 네 살의 내가 이 회사에 처음으로 출근을 한 날이다. 전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를 하던 중이었는데, 일요일 밤까지 이전 프로젝트의 업무를 마무리한 덕분에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주렁주렁이었다. 그래서 무려 입사 첫 회의에서 장렬하게 조는 모습을 선보여서, 이 꼬라지를 본 선임은 눈앞이 캄캄했었단다. 그게 벌써 5년 전 이야기다.나는 종종 회사생활을 드라마의 시즌에 비유한다. 조직개편에 따른 팀 이동 때문이든, 신상의 변화 때문이든 조직 내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특정한 '기간(혹은 시기)'이라는 것이 생긴다. 그게 내게는 드라마의 시즌과 굉장히 유사해보인다. 주인공은 같지만, 시즌에 따라 주변인물이 바뀌고 갈등구조 또한 바뀐다. 그리고 시즌과 시즌 사이에는 뭐라고 설명하..
2015.02.24 -
[1일1식 시즌3 D+20] 2/22 : 그림그리기의 즐거움
재작년 초에 한참 빠져 있었던 것이 걷기와 그림 그리기였다. 당시 꽤 힘든 프로젝트를 마친 직후였는데, 지금 몸담고 있는 팀의 숙원사업을 다 끝내놓고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생각지도 않았던 부서로 발령이 났었다. 선택권 따위 있을 리가 없고, 자리를 옮기긴 했는데 영 내 옷 같지가 않아서 마음을 잡기가 힘들었었다. 그래서 시작했던 것이 그 두가지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렇게 영 심란한 마음으로 갔던 팀에서 팀장을 하게 되었으니, 사람 일이라는 것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싶다.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계기는 굉장히 단순했다. 뭔가 헛헛한 마음을 채우고 싶었는데 사내에 그림동호회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기타를 배우고 싶어 기타동호회에 가입했었지만 늘 정해져있는 수업시간에 내 일정을 맞추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
2015.02.23 -
[1일1식 시즌3 D+19] 2/21 : 연휴가 다 가는 소리
국민학교 다닐 때, 일요일 오후가 되면 11번에서 '퀴즈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했었다.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팀 별로 출전해서 열심히 문제를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다 끝나고 스크롤이 올라갈 때면 노찾사의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라는 노래가 흘러나왔었다.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가게 아줌마가 동전 세는 소리, 아버지가 돈 버는 소리.. 등등 다양한 소리들이 나오다가 "내 마음 안타까운 소리"로 끝나던 노래. 국민학생 주제에 월요일이 되어 다시 학교 가는 것이 싫었던 나는, 그 노래가 참 얄밉도록 절묘한 선곡이라 생각했었다. 아마도 오후 4-5시쯤 끝났던 것 같은데, 지금으로 말하자면 '개콘 끝나는 소리' 정도로 생각이 되었던 것 같다. (뭐, 나는 개콘 잘 안 보지만) 16, ..
2015.02.22 -
[1일1식 시즌3 D+18] 2/20 : 명절 후 가족갈등에 대하여
감기가 심하다. 칭다오 가기 전날부터 목이 칼칼하더니, 현지에 도착해서 바닷바람 쐬며 씽씽 싸돌아 다녔더니 목이 본격적으로 아프다가 코감기에 몸살로까지 번졌다. 돌아와서 푹 쉬면 나을 줄 알았는데 외려 증세가 더 심해지는 기분이다. 덕분에 친구와 함께 가려고 요즘 핫해지기 시작했다는 레스토랑에 2주 전에 미리 예약까지 해두었건만, 약속을 취소하고 종일 집에서 쉬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남동생 부부 때문에 상한 엄마의 마음이 하룻밤 자고 일어난 뒤에도 진정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 봐도 남동생 부부의 행동은 빈정이 상한다. (시누이 심보라 해도 어쩔 수 없겠으나, 나는 꽤 공정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ㅎㅎ) 엄마와 아들, 며느리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실 내 소관 밖의 일이니 신..
2015.02.21 -
[1일1식 시즌3 D+17] 2/19 : 시끌벅적하고 떡국으로 배부른 설날
설날이라 이모네 집에서 모였다. 원래 당일에는 각자 가족들과 명절을 보냈는데, 둘째이모가 아들딸을 모두 해외로 보내면서 (하나는 해외파견, 하나는 유학) 졸지에 이모부 내외 두분이서만 명절을 쇠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당일에 다같이 모여 떡국을 끓여먹기로 했다. 다 모여봐야 11명. 결원이 많아서 작년말 송년회처럼 대단히 붐비지는 않지만, 그래도 명절분위기는 물씬이다. 신나서 음식을 마구 해나르는 이모가 왜 그렇게 짠하던지. 체중을 재봤더니 한창 빠졌을 때보다 700그람이 늘었다. 봉인해제 기간이 끝났으니 내일부터는 다시 제대로 된 1식을 시작해야지. -아침 : 떡만두국, 전-점심 : 떡만두국, 전 -걷기 : 2,608걸음
201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