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고민백서1 - 구취 (입냄새)

2014. 10. 25. 15:49Health

최근 몇년 사이에 건강과 관련해 "구취"라는 굉장히 큰 고민이 하나 생겼다.

딱히 충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양치를 게을리하는 것도 아닌데다 (도리어 상당히 자주하는 날도 많다),

한때 미친 듯이 좋아했던 술도 담배도 모두 끊은 상태라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면 있던 구취도 사라지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와 반대로 구취는 날로 심해져만 갔다.


문제는 국내에 구취에 대한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검색을 해보면 대부분 한의원에서 운영하는 구취클리닉이 대부분 나타나는데,

한의원에서 이야기하는 구취의 원인은 대부분 내부장기에 문제가 있다는 식이다.

게다가 그들이 함께 제공하는 자가진단은 대부분 그 논리에 수긍할 수 밖에 없도록 짜여진 것이라

나 역시 굉장한 기대를 품고 구취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한의원에 찾아갔었다.


검사를 모두 마치고 원장과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결과지를 읽은 그의 첫마디는

"어쩌려고 이렇게 될때까지 내버려두었냐"였다.

위열이 상당하고, 간에도 부담이 있고.. 등등 한참을 열변을 토한 끝에 나는 석달, 혹은 그 이상동안 한약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 한약이라는 것이 참 묘한 것이, 먹으면 안되는 음식들이 워낙 많다보니

사실 한약 때문에 낫는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제한된 식이요법을 통해 낫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식이제한을 해도 효과가 없었다.

실제로 위에 열이 많기는 했었는지, 그 즈음의 내 얼굴은 늘 불그스름했었는데

그 붉은기가 사라졌다는 것 외에는 구취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다음에 시도한 것은 이효리가 한 토크쇼에서 이야기해서 광풍이 불었다는 "오일풀링"이었다.

각 오일의 효능을 아주 신중하게 비교한 뒤에 해바라기씨 오일을 선택하고,

버스를 타고 멀리까지 나가서 유리병에 들어있는 오일을 구입해서 아침 공복에 오일 가글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내게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약간의 치아미백 효과와, 가글 이외의 엄청난 개운함 이외에는 딱히 느껴지는 바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오일풀링은 결국 몇개월마다 한번씩 주기적으로 실행하는 천연 치아미백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


그 후로도 이런저런 소소한 시도들을 했었다.

매달 일주일 동안 아침에 가글을 하면 효과가 있다는 구강용 유산균 프로그램도 수개월 했었고,

물을 하루에 몇리터씩 마셔보기도 했고,

직구로 구취를 줄여준다는 캔디를 구매해서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녹여먹기도 했다.

그 중 제일 고생했던 방법은 '위장이 문제라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내시경을 한 뒤 위장약을 먹었던 것인데,

위장약 성분 중 하나에 알레르기가 있었던 것을 몰랐던 덕분에.. 온 몸이 붉게 부풀어오르는 경험을 했었다.

결과적으로 시도했던 방법들 모두 어느 것도 이렇다 할 효과가 없었다.


뒤늦게 알게 된 것인데,

위장 때문에 입냄새가 생기는 상황은 위가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져야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이 구강 내의 문제라는 것.

하지만 나는 정기적으로 치과를 다니고 있고,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보았으나 치과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답만 받았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던 구취를 유발하는 입 속의 유해세균을 줄여준다는 구강용 유산균도 듣질 않았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말인가.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한 채로, 최근에는 '바디민트'를 먹고 있다.

엽록소로 만든 일종의 소취제인데, 구취는 물론이고 온갖 체취를 없애준다는 약이다.

어떤 기전으로 구취를 없애는지는 모르겠지만

먹고 난 후에는 입마름이 비교적 덜하고, 입냄새가 아주 없어지진 않지만 그 정도가 줄어든 느낌이다.

거기에 구취용 치약과 가글린스를 함께 병행했더니 훨씬 더 입속이 가벼워진 기분이다.

물론 변이 엽록소처럼 초록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는 것은 그닥 즐거운 경험은 아니지만,

변냄새도 차츰 옅어진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만약에 나처럼 딱히 원인을 알 수 없는 구취에 시달라고 있다면, 바디민트를 추천하고 싶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고, 나조차도 100% 효과를 봤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구취로 오는 스트레스트를 반절 정도는 덜어냈다고 할 수는 있다.

구취 때문에 스트레스의 임계치에 다다른 분들이라면, 속는 셈 치고 한 번 시도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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