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D+16] 11/4 - 어른이 되어보니 이해되는 어른의 마음

2014. 11. 4. 21:26Health/1일1식 시즌1 (~141210)

11월 4일 화요일. 날씨 맑음.


오래도록 기다렸던 책 표지가 나왔다. 내지 디자인도 거의 마무리 되고 있어서 이제 출간일만 잡으면 될 듯 하다. 어서 빨리 서점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근두근. ㅎㅎ


오늘은 이전팀 여성동지들과 점심을 했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보니, 회사 건물 앞에 사내 유아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선생님 손을 잡고 산책을 나와 있었다. 마침 일행 중 한 분의 아이도 있길래 우르르 몰려가서 인사를 했는데, 엄마를 본 아이가 매우 수줍어해서 우리 모두 "아니 왜 엄마 앞에서 부끄럼을 타느냐"며 와하하 웃었다. 평소 성격이 전혀 수줍음을 타는 편이 아니라는 것을 엄마에게 들어서 알고 있건만. 아마도 친구들 앞에서 엄마를 만나서 그런가보다며 수다를 떨며 밥을 먹으러 갔는데, 돌아오며 생각하니 내 친구들 앞에서 엄마를 만나서가 아니라 엄마 친구들 앞에서 엄마를 만나서 부끄러웠던 것 같다.


어릴 때 나는 처음 보는 사람이 다가와서는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나 누구누구 삼촌(혹은 이모)야. 너 어릴 때 봤는데 기억나?"라고 묻는게 참 싫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싫은 것은 엄마나 아빠의 친구들에게 떼거지로 몰려있는 곳에 가서 인사를 해야 했을 때였다. 노골적으로 쏟아지는 시선과 기름진 멘트들이 참 어색하고 싫었더랬다. 게다가 왜들 그렇게 빙 둘러싸고 싱글싱글 웃어대는지. 그냥 인사만 하고 말 것이지 괜히 공부는 잘하냐, 몇살이냐 실없는 말을 건네는 것도 나는 참 싫었었다. 아마 낮에 본 그 아이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랬다면 좀 미안해지네.

그런데 나이를 먹어 내가 어른이 되어보니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자연히 알겠더라. 그저 할 말이 없어서였던 것이다. 몇 년 만에 보는 어린아이에게 건넬 말이 사실 뭐가 있겠는가. 그래서 속절없이 나도 아이들에게 그런 질문을 해놓고는 다음 순간 매우 머쓱해진다. 아, 나도 이렇게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서 씁쓸해지기도 한다.


출처 http://blog.naver.com/chowchow28/220152810042


오늘 뭐 먹었지?

샌드위치 1개

아메리카노 1잔

함박 스테이크 1인분

트레비 2병


오늘 얼마나 걸었지?

6,724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