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D+5] 10/24 금요일 - 맑음

2014. 10. 25. 14:55Health/1일1식 시즌1 (~141210)

주말에 바람도 쐬고 생각도 정리할 겸 엄마와 남이섬을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목요일 오후, 급 생각이 바뀌어 휴가를 썼다.

일단 다녀오고나서 생각은 주말에 정리하기로.


다급히 검색을 해보니 남이섬까지 가려면 ITX청춘열차를 타야 한단다.

경춘선의 관광버전인 듯 한데, 작년 초에 홀로 기차여행을 떠났을 때 가입했던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비밀번호를 찾아 아침 9시 티켓을 예매했다. 

용산에서 가평까지 8,200원 (엄마는 경로우대를 받았다)


그리고 아침. 청춘열차를 타고 가평역으로 출발했다.



근데 종착역이 춘천역인 열차에 히말라야 가는 복장으로 오신 분들이 너무 많다.

심하게 제대로 입고 오셔서 보는 사람이 더 당황스러웠다. 

그렇다고 산행을 가는 건 아닌 듯 한게.. 일행들의 복장은 평상복이었다는 점.

그것이 멋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보는 입장에선 결코 멋스럽지 않고 외려 조금은 창피했다.



가평역에 도착해 가평일대를 돈다는 투어버스 티켓을 사고 (이 버스에 대해서는 진짜 할 말이 많다)

남이섬에 도착하고 보니.. 와.. 여긴.. 한국이 아니었나봐.

용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릴 때부터 사방에서 중국어와 광동어가 들려오더니 도착하고보니 대부분이 외국인이다.

한국말을 쓰는 사람이 얼마 없어서 우리나라로 해외여행 온 것 같은 기분마저 들더라.

가을이라는 계절을 느끼기 어려운 홍콩사람들이 연신 단풍에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만큼 남이섬의 단풍은 절정이었다.

남이섬 내를 도는 미니기차를 탔었는데, 그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 아저씨 역시 올 단풍은 이번주가 절정이라며

다음주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다음주는 이것만 못할 것이라고 했다.

사방이 울긋불긋해서 어딜 보고 있어도 황홀했다.

하룻밤 자고 갈까,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남이섬 이곳저곳을 산책하면서 헤아려보니 10년 만에 다시 온 것이었다.

겉모습은 엄청나게 달라졌지만, 남이섬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본질은 그닥 달라지지 않은 듯 하다.

여전히 그다지 컨텐츠가 많은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느릿느릿 산책을 하고 밥을 먹고, 자전거를 타거나 하는 것 외에는 그다지 와닿는 것이 없었다.

박물관도 들어서고 미술관도 들어섰지만 선뜻 들어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만한 것이 없었다.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도 산책 이외에는 그다지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

내국인 관광객들이 줄어든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신 외국인들이 엄청나게들 온다고는 하지만, 그들이라고 나와 다를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는 그 뒤에 찾았던 쁘띠 프랑스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쁘띠 프랑스는 너무 심하더라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즐거운 하루였다.

날씨도 좋고, 단풍도 예쁘고, 작년에 떠났던 여수여행 이후에 엄마와 단 둘이 떠났다는 것도 좋았다.

그.러.나. 옆에서 계속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는 엄마 덕분에 오늘은 1일 1식에 장렬히 실패했다.

하기사 엄마 탓을 해서 무엇하랴. 주는 대로 먹은 내가 잘못인 것을.

기차에서 딱 1개만 먹겠다고 했던 삶은계란을, 짭쪼름한 맛에 홀려서 하나 더 먹는 순간부터 무너진 것 같다. 

나름 조심해서 먹는다고 했는데도 리스트를 적다보니 하품이 나온다.

내일부터는 다시 제대로 해야지.



오늘 뭐 먹었지?

삶은 계란 2개

사과 2쪽

트레비 탄산수 1병 (여기까지는 기차 안에서)

뚝배기 불고기 1인분

쌀밥 1/2공기

호떡 1개

아메리카노 1/2잔 (여기까지가 점심시간에)

소세지 1개 

소프트 아이스크림 1개 (쁘띠 프랑스에서)

막국수 1/3그릇

닭갈비 1인분



오늘 얼마나 걸었지?

15,344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