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D+11] 10/30 - 나를 찾아줘

2014. 11. 2. 15:28Health/1일1식 시즌1 (~141210)

10월 30일 목요일. 날씨 맑음.


회사동료와 퇴근 후에 영화를 보기로 했다. 어떤 영화인지, 누가 나오는 영화인지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같이 가서 보기로 약속을 했는데 제목이 [나를 찾아줘]라고 했다. 어떤 영화인지 찾아볼까 하다가 이렇게 아무 것도 모른채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그냥 내버려두었다. 목요일 7시 50분 상영이라, 퇴근을 하고 얼른 밥을 먹은 뒤 극장으로 달려가야 했다. 그리하여 오늘의 1식은 저녁이 되시겠다.


그런데 늘 점심을 먹어오다가 굶는다고 생각하니 좀 엄두가 안났다. 게다가 종기 때문에 항생제도 계속 먹어줘야 하는 상황이라 삶은 계란을 가져와 먹었다. 항생제를 먹어도 속이 쓰리지 않고 저녁까지 버티는데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그런데 점심을 거르니, 점심시간이 굉장히 길어진 기분이다. 생채식을 한참 할 때에 점심시간이면 생쌀을 우적우적 씹으며 책을 읽거나 웹서핑을 하며 내 시간을 즐겼던 기억이 나더라. 사실 점심을 함께 먹으며 하는 네트워킹이 아니라면 저녁 1식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다 싶다. 사실 내일도 저녁약속이 잡혀있어서 점심시간이 후리하다. 내일은 책을 읽어봐야겠다.


퇴근시간이 지난 후, 비비고에서 간단히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비비고의 메뉴들이 완전히 리뉴얼되어서 원래 즐겨먹던 메뉴들이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일행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여서 둘 다 심란한 표정으로 한참동안 메뉴를 뒤적이다가 나는 버섯솥밥반상을, 일행은 김치볶음밥반상을 주문했다. 거기에 깔라마리 샐러드까지 추가.

근데 메뉴판만 리뉴얼이 된 게 아닌 모양인지, 버섯솥밥에 곁들여나오는 고추장불고기의 사이즈가 예전의 반토막이다. 대체 우리나라 식당들은 어쩜 이렇게 당당하게 부실한 메뉴들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차라리 처음부터 반토막으로 내놓던지, 늘 초반에는 풍성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구성이 부실해진다. 우리 제발 초심 좀 지킵시다... 초심만 잘 지켜도 망하는 식당은 별로 없을텐데 말이지.


극장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 사실. [나를 찾아줘]는 러닝시간이 2시간 30분이다. 입장을 기다리며 러닝시간을 보고는 아, 이게 뭐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뭐라도 좀 알아보고 올 걸 그랬나. 사전지식 없는 영화가 길이도 긴데다 재미까지 없으면 완전 낭패인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는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흥미로웠다. 데이빗 핀처, 죽지 않았구나 싶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것은 "That's the marriage (그게 결혼이야)"라는 대사. 결혼한 친구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이 대사에 열광하는 친구를 보았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 친구가 왜 열광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갔다. 어찌되었든 진짜 이야기, 진짜 스릴러는 영화가 끝난 뒤부터 시작되는 것일게다. 아, 얼마나 스릴 넘치는 라이프란 말인가!!


오늘 뭐 먹었지?


-삶은 달걀

-아이스 아메리카노

-버섯솥밥 반상 : 버섯솥밥, 고추장 불고기 4조각, 김치, 무나물

-깔라마리 샐러드


오늘 얼마나 걸었지?

5,837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