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버터] 러시아브랜드 '내추라 시베리카' - 거칠어진 피부를 단박에

2015. 2. 28. 02:51Beauty/발라보았어요


5년 일정으로 러시아 발령을 받아 떠난 사촌오빠가 작년 말에 회사일로 잠시 귀국을 해야했는데, 마침 연말이라 올케와 조카들까지 모두 데리고 나온 덕분에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 거한 송년회를 벌였었다. 이 제품은 그때 사촌 올케가 선물로 가져다 준 바디버터다. 받고서도 무슨 제품인지 몰라 멀뚱해하는데 올케가 '내추라 시베리카'는 러시아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오가닉 브랜드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말하자면 러시아판 바디샵 같은 브랜드라고. 


그런데 작년 말엔 바디로션 선물이 꽤 많이 들어와서, 지금도 옷장 안쪽엔 체리블로썸이며 진저며 사용대기 중인 바디로션이 몇개나 줄지어 세워져있다. 덕분에 이 제품도 한동안 그 대열에 합류해있다가 칭다오 여행을 며칠 앞두고 화장대 앞으로 불려나왔다. 패키지에서 읽을 수 있는 영어라곤 Anti Age 밖에 없어서 이게 진짜 바디로션이 맞긴 한가 싶지만, 선물을 준 사람이 바디로션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었고 러시아 화장품은 어떨지 내심 궁금하기도 해서 일단 처발처발 발라보았었다. 

음, 그런데 바르는 순간 꼬름꼬름한 동남아향이 방안에 퍼진다. 온갖 동남아 향신료들을 뭉쳐놓은 것 같은 향이 나는가 싶으면서도 그 끝에는 뭔가 좀 느끼한 향도 느껴지고, 한 마디로 묘한 향이다. 어디서 맡아본 듯은 한데 막상 설명하자면 애매한. 향이 오래도록 남는 타입이라면 좀 비호감이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그렇진 않다. 바르고 뒤돌면 향은 이미 저만치 달아나있다. 재미있는 것은 각 나라별 공기에 따라 향수의 향이 미묘하게 달라진다더니, 이 로션의 향 또한 그러하다는 점이다. 얼마전 칭다오로 여행을 갈 때 이 바디로션을 챙겨갔는데, 샤워를 끝내고 로션을 바르는 순간 들었던 생각은 '어머, 향기롭네'였다. 특유의 꼬름꼬름한 향이 없어지고 은은한 나무냄새와 꽃향기 같은 것이 난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옴과 동시에 다시 꼬름꼬름한 향으로 컴백. 이 로션을 러시아에서 바르면 대체 무슨 향이 날까 궁금해진다.

어쨌거나 첫인상은 다소 비호감이었던지라 별 기대 안하고 온몸에 펴발랐는데,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피부가 뭔가 좀 다르다. 오일을 치덕치덕 발라도 늘 거칠거칠하던 부분이 있었는데, 하룻밤만에 매끈해진다. 그리고 좁쌀여드름이 나 있던 가슴도 좀 멀끔해진 느낌. 설마 싶어 며칠을 연속으로 써봤더니 진짜 이 로션효과가 맞다. 설마 싶어서 다른 로션으로 잠시 갈아타봤더니 예전의 그 증상이 도로 나타난다. 어머, 이건 사야해.


결국은 러시아 직구에까지 도전해야 하는건가 탄식하며 일단 어디서 살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았다. 러시아에 대한 구글링은 처음이라 정보가 잘 찾아질까 싶었는데, 과감하게 I'm feeling lucky를 눌렀어도 될 뻔 했나보다. 한 방에 바로 찾은 이 바디로션의 정체는 대략 이러하다.

http://www.naturasiberica.ru/en/product/rich-siberian-white-body-butter/

시베리아에서 자라는 전나무와 삼나무, 주니퍼 오일이 함유되어 오렌지 껍질같은 셀룰라이트를 없애는 효과가 있단다. 그러나 아쉽게도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제품판매를 하지 않고, 국내에 내추라 시베리카 제품이 일부 수입되어 있긴 하지만 모두 페이스라인 뿐이다. 다시 구글링을 해보니 영국 아마존에서 6.99유로에 판매 중인 것을 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일 듯. 가격은 한국돈으로 9천원이 안되는 금액. 하지만 거기에 배송료를 붙이면 좀 난해한 가격이 되겠지. 음, 올케한테 연락을 넣어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