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3 D+18] 2/20 : 명절 후 가족갈등에 대하여

2015. 2. 21. 01:57Health/1일1식 시즌3 (~150326)



감기가 심하다. 칭다오 가기 전날부터 목이 칼칼하더니, 현지에 도착해서 바닷바람 쐬며 씽씽 싸돌아 다녔더니 목이 본격적으로 아프다가 코감기에 몸살로까지 번졌다. 돌아와서 푹 쉬면 나을 줄 알았는데 외려 증세가 더 심해지는 기분이다. 덕분에 친구와 함께 가려고 요즘 핫해지기 시작했다는 레스토랑에 2주 전에 미리 예약까지 해두었건만, 약속을 취소하고 종일 집에서 쉬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남동생 부부 때문에 상한 엄마의 마음이 하룻밤 자고 일어난 뒤에도 진정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 봐도 남동생 부부의 행동은 빈정이 상한다. (시누이 심보라 해도 어쩔 수 없겠으나, 나는 꽤 공정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ㅎㅎ) 엄마와 아들, 며느리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실 내 소관 밖의 일이니 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만, 같은 어머니를 둔 동등한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여러모로 섭섭하다. 이번 설날에 일어난 일도 엄마 입장에서는 충분히 서운할 수 있는 일이기에 (정작 당사자들은 본인들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전혀 짐작조차 못하고 있지만) 지켜보는 나는 더욱 더 마음이 복잡하다. 결혼을 하지 않은 입장이라, 결혼 이후에 부모님을 부양한다거나 명절을 챙기는 문제가 어떻게 와닿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결혼을 했다고 해서 자식의 도리에 면제권을 받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찌되었든 일련의 사건으로 계속 두통을 호소하는 엄마와 약국에 가서 나란히 두통약과 감기약을 사먹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엄마는 그 길로 폭풍산책을 가셨다. 그리고 걸을 때마다 목이 아프고 기침이 작렬하는 나는 근처 커피숍에 앉아 햇빛을 쬐며 책을 읽으면서 엄마를 기다렸다. 그리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와 토스트를 먹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수다를 떨었다. 둘 다 아무렇지 않은 듯 수다를 떨지만, 어딘가 마음이 무겁다. 여행을 다녀오느라 올해는 연미사도 치르지 않았던 터라 이번 설은 꽤나 캐주얼하고 심플하게 지나가는구나 싶었는데 완벽한 오산이었다.



-점심 : 밥, 모듬전, 황태구이

-후식 : 배

-간식 : 토스트, 아이스라테, 오징어


-걷기 : 총 3,420 걸음


-발목운동 : 발끝치기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