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3 D+20] 2/22 : 그림그리기의 즐거움

2015. 2. 23. 00:37Health/1일1식 시즌3 (~150326)




재작년 초에 한참 빠져 있었던 것이 걷기와 그림 그리기였다. 당시 꽤 힘든 프로젝트를 마친 직후였는데, 지금 몸담고 있는 팀의 숙원사업을 다 끝내놓고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생각지도 않았던 부서로 발령이 났었다. 선택권 따위 있을 리가 없고, 자리를 옮기긴 했는데 영 내 옷 같지가 않아서 마음을 잡기가 힘들었었다. 그래서 시작했던 것이 그 두가지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렇게 영 심란한 마음으로 갔던 팀에서 팀장을 하게 되었으니, 사람 일이라는 것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싶다.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계기는 굉장히 단순했다. 뭔가 헛헛한 마음을 채우고 싶었는데 사내에 그림동호회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기타를 배우고 싶어 기타동호회에 가입했었지만 늘 정해져있는 수업시간에 내 일정을 맞추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덕분에 거의 일 때문에 수강료만 한 번 내곤 그 길로 광탈을 하게 되었는데, 미술동호회는 다행히 미술학원에 가야 하는데다 개인수업이라 본인의 일정에 맞게 수업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당장 가입.

내 수업시간은 토요일 오후였다. 당시에도 간헐적 단식 비스무리한 것을 하던 때라, 토요일에 느즈막히 일어나 공복인 상태로 집에서 학원까지 1시간 여를 줄기차게 걸었다. 결국 중간에 못버티고 밥을 사먹은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한참을 걸어서 두시간 가량 그림을 그리고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면 하루가 지나있곤 했었다.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비우는데 이만한게 없구나 싶을 정도로 걷기와 그림 그리기로 점철된 주말은 굉장한 안정감을 주었었다. 물론 그러다가 다시 일이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둘 다 차츰 때려치우게 되었지만, 지금도 어딘가를 향해 타박타박 걸어가는 것과 만년펜으로 슥슥 그림을 그리는 것은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야 할때면 꺼내드는 카드 중에 하나다.

그러다가 연휴의 끝자락, 집 앞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어느 책에서 그림일기를 그려보라는 문구를 읽었다. 일기야 블로그에도 쓰고, 다이어리에도 적고 있지만 그림으로 하루의 무언가를 남기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싶다. 솔직히 매일 그릴 자신은 없지만, 무언가 기념하고 싶은 일이 있는 날에는 그림일기를 남겨야겠다 생각해본다. 일단 오늘은 눈 앞에 놓인 카메라를 그려본다.


-점심 : 볶음밥

-간식 : 피스타치오, 아몬드, 건 크랜베리, 딸기, 배, 아이스 아메리카노


-걷기 : 집 안에만 있었음

-발목운동 : 아침 발목치기 10분 + 저녁 발끝치기 20분


-혈당 : 측정 안했음 (3월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