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3 D+32] 3/6 : 사주보기, 2만원어치의 희망을 쇼핑하다

2015. 3. 8. 15:05Health/1일1식 시즌3 (~150326)



회사 일로 계속 머리가 복잡하다. 금주 중에 두가지 방향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마음 속으로는 결론이 섰는데, 사실 둘 다 그닥 마음에 드는 방향이 아니다보니 마음이 영 무겁다. 그래서 퇴근 후에 사주를 보러 갔다. 지난해에 보러갔을 때 내 상황을 직접 본 듯이 정확하게 이야기해두었던 집인데, 올해는 또 뭐라고 할까 궁금해 가보았다.

사주결과와 내 마음 속 결론과 같아, 그나마 마음이 좀 가벼워지긴 했는데.. 지난해 내 상황을 딱 한마디로 표현하는데 말문이 막혀버렸다. 지난해에 나는 "얼굴 없는 사주"였단다. 일을 해도 내 공이 아니오, 뭘 해도 얼굴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지난해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단 한마디로 설명한 것이라서 잠깐 멍해버렸다. ㅎㅎ


나는 '점'이라 일컫는 모든 것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점괘를 전부 믿는 편은 아니다. 나쁜 일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점을 본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늘 좋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점을 본다. 어떤 점괘가 나오든 내 마음에 드는 몇가지만 마음에 담고 나머지는 깨끗하게 지워버린다. 좋은 이야기만 기억하고 그것대로 되리라 믿으면, 사실 점괘가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해도 마음 복잡한 한 시절을 긍정적으로 지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주는 내게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카운셀링이자, 결국 복채만큼의 희망을 사오는 쇼핑이라 생각한다. 물론 복채가 저렴하다고 해서 희망의 무게가 가볍지는 않다. 결국 이 희망은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 한 것이기에.

나는 오늘은 2만원어치의 희망을 쇼핑했다. 이 2만원어치의 희망으로 나는 또 앞으로 펼쳐질 답답한 상황들을 헤쳐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타인이 봐주는 점괘 없이도 나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내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비록 몇개월 뒤에 또 점집을 찾게 될 지라도. ^^;



-점심 : 한식, 홍차, 크레이프케이크

-저녁 : 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