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장날] 1. 경의중앙선을 타고 양평으로

2015. 3. 15. 16:50Travel/15.02_양평

2월 28일 토요일. 날씨 추움.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엄마를 위해, 매월 한 번씩 당일치기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다. 오늘은 첫번째 나드으리.

3과 8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양평장에 '장구경(ㅋㅋ)'을 하러 가기로 했다. 중앙선까지 뭘 타고 가야하나 싶어 검색을 해보니, 경의선과 중앙선이 통합을 했는지 '경의중앙선'이 운행되고 있단다. 그 얘기는 경의선 끝부터 중앙선 끝까지 한 큐에 갈 수 있다는 얘기. 서울근교 여행이 점점 쉬워지는구나 싶어 반갑다.




집에서 출발하자면,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제일 가깝겠지만.. 파주에서부터 오는 인파를 생각하면 몇정거장이라도 앞서서 타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수색역으로 출동. 너무 일찍 도착해서 사람이 아무도 없더니만, 열차시간이 가까워오니 사람들이 마구마구 몰려든다. 어, 뭐지 이 불안감은...




열차 시간이 되기도 전에 몰려든 인파에 겁부터 집어먹고, 엄마를 좌석에 앉히겠다는 일념으로 일찌감치 줄을 서본다. 8량으로 이뤄진 차량의 4-3칸.

하지만 이 갸륵한 정성에도 불구하고 열차는 만석이다. 다행히 엄마는 디지털미디어시티부터 앉아서 가시고, 나는 용산역에 도착해서야 자리를 잡았다. 이제부터는 인내와의 싸움이다. 길고 긴 여정을 위해 어젯밤 심혈을 기울여 골라온 이북을 읽으며 덜컹이는 열차에 몸을 맡긴다.




책 한 권을 거의 다 읽고나니 양평 도착. 오래 앉아있었더니 두 다리가 배흘림기둥으로 변신한 것 같은 기분이다. 열차 도착 전에 미리 일어나서 다리를 좀 풀어주는데, 저 멀리 아저씨가 '쟤 뭐니'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신다 ㅎㅎ




도착!




장날이라 그런가, 열차에 남아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양평에서 우르르 내린다. 용문에 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인건가.

한참을 기다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나니, 출근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시장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하고, 시장을 향해 전진!

양평장 가는 길은 언제와도 그닥 변화가 없다. 어린시절에 다녔던 주산학원이며, 분식집이며 위치를 가늠하다보니 어느새 시장분위기가 퐁퐁 풍겨온다.




지극히 시장스러운 풍경에, 시장마니아의 가슴은 뛰고.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일단 먹고 시작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