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장날] 4. 30년 전 추억의 장소, 양평국민학교

2015. 3. 15. 17:50Travel/15.02_양평

시장 구경을 마치고 나서는, 양평 국민학교에 가보기로 했다. 84년에 전학와서 다시 86년에 서울로 이사를 갔으니 고작 2년을 다닌 학교이지만, 서울에서는 겪지 못했을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줘서 중고등학교 6년을 다닌 학교만큼이나 굉장히 애정이 가는 곳이다. 늘 다시 한 번 돌아와 교정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었는데, 오늘은 차가 없는 뚜벅이 여행인데다 이것저것 먹어대서 부른 배를 소화도 시킬 겸 학교에 가보기로 했다.



정문을 지나 보이는 학교 전경.

갑자기 잊고 있었던 장면들이 쉴 새 없이 머리 속에서 재생된다. 처음 전학와서 두리번거리며 교정을 살폈던 나, 이곳을 뛰어다니며 깔깔거리던 나, 그리고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 왈칵 울어버렸던 서울로 전학가던 날의 나...




30년 만에 왔는데도 기억 속의 학교와 그닥 다르지가 않다.




여전히 작지만 참 예쁜 학교다. 서울에서 다니던 덩치만 크지 낭만 따위는 없었던 교정과는 사뭇 다른 느낌.




이 언니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 다닐 때도 있었던 언니인데!!!

내가 30년이나 나이를 먹도록 이 언니는 아직도 소녀이네...




내가 다닐 땐 없었던 것 같은데.. 신축을 한 듯한 5층 건물.




어릴 땐 엄청나게 커보였던 강당인데, 이제보니 코딱지만하다.

저기서 이승복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외쳤다가 죽임을 당한 반공영화를 봤었다. 입을 찢어 죽이는 장면이 대역이다, 인형이다 참 말이 많았었는데 ㅎㅎ




이것도 예전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근데 예전에도 호수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그냥 나무만 있었던 것 같은데.. 워낙 오래 전 일이다 보니 영 아리까리.




학교 명패에 스티커 붙인 놈 누구냐 ㅋㅋㅋ




예전엔 단층으로 된 다 무너져가는 건물에 문방구가 있었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심드렁한 표정의 할머니가 "뭐 줄까?" 물으셨었는데.




느즈막히 출발해 점심을 먹고, 장을 보고, 학교구경을 하고 차를 마시고나니 어느새 하루 해가 기운다.

유독 옛 생각이 많이 났던 나들이었다. 3월엔 어디로 가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