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장날] 2. 처음 먹어보는 특수부위, 도래창

2015. 3. 15. 17:14Travel/15.02_양평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몽실식당.

지도 서비스에서 상호명으로 검색을 하니 아예 결과가 안나와서, 주소로 찾아보니 대략 어디쯤인지 감이 잡힌다. 나야 양평에 살다 온 사람이니 대충 보고 어디쯤인지 가늠이 되지만, 초행인 경우에는 물어물어 가는 수 밖에 없겠던데.. 식당 사장님이 지도서비스에 상호등록을 해주시는게 어떨까 싶으다.




몽실식당은, 양평시장이 열리는 공터? 광장? 안쪽에 있다. 양평역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시장 안쪽 광장까지 깊숙이 들어와야 찾을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역에서 시장방향으로 걷다보면, 시장이 시작되는 사거리에 가마솥에 통닭을 튀겨서 파는 포장마차가 있는데, 이 포장마차를 끼고 왼쪽으로 틀어서 난 골목을 따라 광장쪽으로 한참 걸어야 한다. 광장 도착했다면 철길이 있는 방향을 향해 걷다보면 오른쪽에 식당이 보인다.




양평 맛집을 검색했을 때, 몽실식당의 도래창을 먹어보라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았었다. 도래창이 흔하지 않은 귀한 부위이며 담백하고 맛있다는 글만 봤지, 그래서 어느 부위에 해당된다는 글까지는 못 본 것 같다. 그래서 '창'으로 끝나는 부위임에도 나는 이게 곱창, 대창같은 내장의 일부일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들어가자마자 호기롭게 2인분을 주문했는데... 주문하고나서 보니, 도래창은.. 내장이었다.

내장을 못 드시는 엄마 때문에 주문을 무르려고 했으나, 이미 주방에서 조리가 시작된 상황이란다 (곱창볶음처럼 조리가 되어서 내온다). 좌절 끝에 김치국밥을 추가하기로 했다. 그렇담 나는 도래창 2인분을 혼자 다 먹어야 한다는 말인가.. 하아.




그런데, 간판엔 12가지 반찬을 준다더니.. 상차림이 어째 심히 단촐하다. 낚인건가 싶은 순간




주방 쪽을 바라보니 셀프 바가 차려져 있다.




각종 야채와 밑반찬, 그리고 음식이 나오는 동안 심심한 입을 달래줄 메츄리알




장류와 김치가 대기 중이다.

오른쪽 무채나물 옆이 고들빼기 김치인데, 이게 진짜 맛있었다. 따로 판매도 하던데, 사올까 잠시 고민했었다.




마음껏 먹되, 남기면 벌금을 내시오.

진짜 벌금을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남기는 음식 없이 조금씩 가져다먹게 되었다. 나름 현명한 전략인 듯.




그리고 기다림 끝에 도래창 등장!

숙주와 양파, 고추, 마늘 등의 채소와 떡을 함께 볶아서 내는데, 소문처럼 느끼하지 않고 고소담백하다. 내장부위를 못 드시는 엄마도 냄새에 홀려 한 점 하시더니, 잡내가 없고 육질이 일반고기와 비슷해서 맛있다며 꽤 여러점을 드셨다. 실제로 그동안 접해왔던 내장부위와는 질감이 꽤 다르다. 학명으로는 '장간막'이라 부른다는 설명을 보면, 장과 장 사이의 막 역할을 하는 부위인 듯 하나.. 실제로 맛 본 바로는 내장과 살코기의 경계선에 걸쳐진 부위같은 느낌이다. 고기인 듯 고기같은 고기같은 너. 매력 있었다. 나름 양평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라 더 좋기도 했고.

단점이라면, 덕분에 꽤 과식을 하게 된다는 점. 공기밥을 시키니 꽤 큰 뚝배기에 함께 나온 된장찌개에 홀려 정신없이 먹다보니 배가 찢어질 지경이다. 군것질거리가 많은 곳이라 딱 5할만 먹자고 다짐하고 들어왔건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