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2 D+17] 12/29 : 노로바이러스의 불안에 시달리다

2014. 12. 30. 20:18Health/1일1식 시즌2 (~150202)

어제 1식으로 먹은 생선이 아무래도 표나지 않게 상한 것이었나보다. 11월 아버지 제삿상에 올렸던 것인데, 제사를 물리자마자 잘 싸서 냉동해두었던 것을 꺼내어 처음부터 다시 양념을 해서 먹었더랬다. 조금 비리다, 싶긴 했는데 생선이야 원래 비린 것이지 하며 무심코 먹은 것이 화근이었다. 밥 잘 먹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마시고 룰루랄라 놀다 서너시간쯤 굉장히 집중해서 일을 했는데, 일을 다 하고나서 "빨래 끝~"하며 허리를 펴는 순간 느낌이 오더라. 아, 뭔가 심상치 않다 라는 느낌이.

처음엔 단순히 체한 것인줄 알았다. 메쓱거리고 뭔가 가슴을 콱 막고 있는 듯한 기분 때문이었는데, 어라? 거실로 나와보니 엄마도 같은 증상이다. 하루동안 먹은 음식을 여러번 되짚어보니, 용의선상에 오른 것은 생선이 전부였다. 어쩐지 불편하게 트림을 할 때마다 불쾌한 비린내가 올라오더라니. 이때부터 우리모녀의 기나긴 식중독과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일요일 밤은 지옥같았다. 어떤 각도로 누워도 속이 불편하고 울렁거리고.. 계속 넘어오는 신물 때문에 누워있기도 힘들었다. 화장실도 여러번 들락거렸는데, 다행히 오바이트는 하지 않았지만 욕구는 정말 여러번 느꼈다. 한 번 오바이트를 시작하면 위액까지 다 토해낸 뒤에야 멈추는 내 패턴 때문에 오바이트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정말 있는 힘을 다 해서 참았다. 증상을 찾아보니 노로 바이러스와 식중독의 증상이 거의 쌍둥이급이라 아파 죽겠는 와중에 불안감도 점점 커지더라. 노로 바이러스는 완치까지 3-4일 걸린다는데 싶어서 걱정 또 걱정. (하지만 다행히 식중독이었다. 노로 바이러스였다면 아직도 앓고 있을 듯)

그렇게 밤새 뒤척이다 문득 너무 찝찝한 기분이 들어 새벽 4시에 샤워를 하고, 그렇게 온 밤을 뒤척이다가 해가 뜨고나서야 까무룩 잠이 들었다. 그러다 결국 출근도 못하고 오후쯤에는 두 모녀가 완전 탈진해서 널부러져 누워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파도 뱃속이 든든해야 한다 싶어서 배달의 민족으로 죽을 시켜다먹고 다시 앓고.. 그렇게 지옥같은 일요일과 월요일을 보내고나니 어느덧 화요일이다. 26일 샌드위치 휴일에도 기껏 기를 쓰고 일했더니, 결국 이렇게 휴가를 쓰게 되는구나 싶어서 약도 오른다. 그래도 지금은 속이 편안해져서 천만다행이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액땜으로 여기기로 했지만, '큰병치레가 잦은' 내 체질이 참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새해엔 건강해집시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