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2 D+19] 12/31 : 2014년의 끝.

2015. 1. 2. 00:27Health/1일1식 시즌2 (~150202)

어느덧 한 해가 모두 갔다. 2014년은 여러모로 나에게 많은 일이 일어났던 한 해였다. 하나씩 헤아려보니 정말 파란만장한 한해였더라. 하도 여기저기서 연말 특집이라고 한해를 정리하는 무언가들을 많이 하기에, 나도 올해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월별로 정리해보았다.


1월 ; 1월 2일, 엄마가 무릎 수술을 받으셨다. 덕분에 1월 한달은 내내 회사-병원-집을 오가는 쳇바퀴 신세였다.

2월 ; MWC 참석차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장. 가서 고생 진탕 하고, 어마무시한 몸살에 걸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고열에 시달렸었다.

3월 ; 회사에서 엄청난 조직개편이 일어났고, 그로인해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냈다.

4월 ; 이사를 했다. 갈수록 이사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더는 이사하지 않고 한 곳에 뿌리내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5월 ; 나홀로 홍콩여행을 갔다가 엄청난 알레르기를 만났다. 

6-7월 ; 책을 쓰기 위한 계약을 했고, 7월 31일 마감일을 목표로 주말마다 고시생처럼 글을 썼다.

8-9월 ; 여러모로 질풍노도 시즌2였다. 심란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시간들.

10월 ; 좀 다르게 살아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하여 몇가지 계획을 세웠고, 블로그도 시작했다.

11월 ; 드디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책만 나오면 뭔가 굉장히 달라질 줄 알았는데.. 그닥 달라질 게 없더라.

12월 ; 인생을 바꾸겠다는 다짐들을 열심히 실천하는 중이다.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노력 중이다.



올해를 되짚어보다보니 작년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그랬더니 지난해(2013년) 초에 점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났다. 도곡동 고급 아파트에 있는 사주선생이었는데, 굉장히 용해서 해외에서 전화통화로 점을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연락처를 물어물어 동생과 함께 갔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그 점쟁이가 "맞지 않는다면 나에게 찾아오라"며 자신있게 말했던 점괘들이 모두 틀렸더라. 당시 나에게 있어 제일 큰 화두였던 '승진'은, 윗사람이 나를 밀어주지 않아 절대로 올해는 될 수가 없다고 했지만 나는 그 해에 승진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 글을 쓰고 싶다고 했더니, 나를 굉장히 한심하게 보며 "절대로 작가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작가가 되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고, 그런 것들은 모두 사주팔자를 타고 태어나야 하는데 내 사주에는 그런 것이 한 톨만큼도 없다며 진즉에 포기하라고 했었다. 왜인지 알 수 없지만 유독 내게 쌀쌀맞고 심술궂게 대했던 반면에 남동생에게는 굉장히 친절하고 점괘도 좋았던 터라 좀 황당했던 곳이었다. 사실 점이라는 것은 듣고 싶은 말을 들으러 가거나, 희망적인 말을 들으러 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 집은 그런 면에서는 낙제점이었다. 나는 같은 사주라도 긍정적인 해석을 해주는 집이 좋은데 말이지. 아무튼 2년 전의 점괘를 생각하니, 지금의 내가 굉장히 새삼스럽다. 어찌되었거나 나는 승진도 했고, (유명작가는 아니지만) 책도 냈으니. 역시 팔자보다는 나 하기에 달린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다사다난했던 올해도 가고, 이제는 새로운 한 해를 살아야 한다. 내년에도 잘 해보자. ^^



P.S : 본말이 전도되긴 했지만, 오늘의 일기는 대략 이렇다. 회사에서 조금 이른 퇴근을 허가해준 덕분에 3시쯤 퇴근해서 (물론 남들은 12시에 퇴근했다.. 제길) 혼자 영화 [러브, 로지]를 보았다. 그리고 같은 시간에 엄마는 친구분들과 다른 영화를 보고 계셨고. 각자의 영화관람이 끝난 뒤, 우리 모녀는 홍대에서 만나 "자연별곡"이라는 한식뷔페에서 거한 저녁을 먹었다. 



팝콘 1/2,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 자연별곡 한식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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