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제로] 두번째 실험 - 7만원으로 1주일 생활하기

2014. 11. 23. 00:37Wealth/빚제로 프로젝트

신용카드 사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빚제로 프로젝트의 첫번째 실험에 이은 두번째 실험은, 바로 "주 단위로 정해진 용돈 범위 내에서 현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나는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에도 머리 속으로 대충 어느정도 썼다는 것을 계산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실제 집계내용과는 갭이 있는 경우가 많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컴퓨터가 아니기에 결제내역을 모두 기억하지 못한 것도 있었고, 금액의 합산에서 실수가 있었던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셈을 하다보니 늘 생각보다 많은 신용카드 대금을 청구받곤 했었다. 그래서 현금으로 한 주간의 용돈을 미리 찾아두고, 그 한도 내에서 생활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 생각했던 용돈은 1주일에 5만원이었다. 한 달을 4주로 잡았을 때, 20만원을 사용한다는 계산이었는데.. 엥겔계수를 대폭 낮추고 커피를 끊는다고 해도 회사근처의 밥값 시세를 생각하면 비현실적인 목표였다. 그리하여 조정된 것이 하루에 1만원씩, 1주일간 7만원을 사용한다는 안이었다.


사진출처 : http://good-forus.tistory.com/104


꼬박 2주를 실행해보니, 쉬우면서도 어려운 미션이다. 지하식당에서 밥을 먹고, 커피 안마시고, 개인적인 네트워킹 안하면 용돈을 남길 수도 있다.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만 독하게 먹으면 가능한 얘기기는 하다. 하지만 어디 회사생활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되던가. 특히나 술을 안먹는 나같은 사람은 친목도모나 정보공유를 위해서라도 그런 청교도적인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동료들과 식사를 할 때 비교적 저렴한 메뉴로 유도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매번 성공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도 딜레마라면 딜레마다. 결국 하루 아껴놓으면 그 다음날 왕창 쓰고, 그러면 다시 그 다음날은 대폭 식사비를 줄이고..하는 중이다. 하다보면 뭔가 발란스가 찾아지겠지, 기대하는 중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장점들도 있었다. 확실히 카드에 비해 어디에 무엇을 썼는지에 대한 기억이 오래 가는 편이고, 관리도 훨씬 수월했다는 점이다. 소비패턴이 심플해지니 딱히 가계부를 쓰지 않아도 한 주간의 소비내역이 고스란히 기억에 남는다. 점심시간에 식사값을 카드깡 하는 경우가 없어지다 보니,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받아야 한다는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도 좋았다. (물론 현금을 미리 찾아두지 못했던 날에는 카드깡을 한 동료에게 점심값을 계좌이체했는데, 13,000원 이체하고 나니 남은 용돈을 어떻게 인출해야 할지 고민이 되긴 했었다. 57,000을 인출해야 맞지만, ATM은 천원단위 인출이 되지 않는다. 결국 고민 끝에 60,000원을 인출하고 나중에 현금 3000원을 다시 입금했다. 아 짜쳐라 ㅋㅋ) 그리고 실제로 지폐가 빠져나가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사지 않는 습관도 들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3주면 습관이 몸에 밴다고 하니, 다음주부터는 보다 더 알뜰해지기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