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2 D+1~7] 12/13~19 : 연말모임은 1일1식의 적이리니...

2014. 12. 26. 21:21Health/1일1식 시즌2 (~150202)

전직장 동료들과 연말 MT를 다녀오느라 이틀을 쉬고, 12월 13일부터 다시 1일1식 두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2부터는 매일매일 빠뜨리지 않고 일기를 쓰겠다고 했었지만, 그 결심이 무색하게 무려 보름이나 포스팅을 걸렀다. 변명을 하자면, 올 연말은 참으로 바쁘다. 11월 말에 오랫동안 준비했던 책이 나왔는데, 소식을 듣고 나를 축하해줄 겸 송년회를 하자는 모임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 동료들과도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점심과 저녁약속이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잡는게 꽤 힘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게 되어 즐겁고 풍성한 연말이기도 했다.


12월 13일 토요일. 날씨 맑고 추움

전직장 동료들과 MT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생활의 달인]에 나왔다는 모래내시장의 떡볶이집 "신흥떡볶이"에 들렀다. 술을 먹다가 일행 중 하나가 내민 짤방에 일동 모두 반해버려서 술 취한 속을 간신히 라면으로 달래고, 곧바로 이곳으로 달려왔다. (난 라면을 마다하고 빈 속에 먹었다가 속 쓰려 죽을 뻔 ㅠㅠ)

"신흥떡볶이"는 어릴때 다니던 떡볶이 집 같은 곳이다. 메뉴는 떡볶이와 라면이 전부고, 친절하다기 보다는 퉁명스러운데다, 테이블도 얼마 안되는 와중에 자리도 비좁지만 그래서인지 어릴 적 용돈을 받으면 뛰어가던 떡볶이집을 연상케하는 곳이었다.



떡은 밀떡인 듯 한데, 양념이 매우 묘하고 재미있는 맛이다. 분명 어디선가 먹어본 맛인데, 그게 떡볶이로 먹어본 맛은 아니고.. 근데 정체는 뭔지 모르겠고.. 뭐 그런 맛이라고 해야 하나. 떡볶이 속에는 오뎅 한 점이 없지만, 떡볶이를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콩나물국에서 콩나물을 건져서 비벼먹는 맛이 좋더라. 익숙한 떡볶이 맛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좋은 곳이라고 할까. [생활의 달인]을 보고 이곳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다른 친구와 조만간 다시 올 예정.

-신흥 떡볶이 1/2인분

-집밥 1인분

-총 5,295걸음



12월 14일 일요일

동생과 내 생일이 비슷해서, 12월 중순이면 '합동 생파'를 하는데, 오늘이 그 날이었다. 동생은 미리 생일선물을 준비해왔는데, 나는 빈 손이어서 송구하더라 ㅎㅎ

-두부 보쌈 정식, 콩비지찌개

-총 4,369걸음



12월 15일 월요일

해외에서 온 친구가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함께 저녁을 먹고 술도 몇 잔 마셨다. 칵테일을 2잔 마셨는데, 두가지 모두 미묘하게 간이 안 맞아서 간만의 음주임에도 좀 김이 새버렸다.



-즉석 떡볶이, 모듬튀김

-칵테일 2잔 : 보드카 크랜베리, 잭콕, 쥐포



12월 16일 화요일

급 약속이 깨지는 바람에 집에서 저녁식사

-집밥



12월 17일 수요일

매주 수요일마다 점심모임이 있는데, 내 생일이라 맛있는 것을 먹어보기로 하고 수제버거집에 가서 이것저것 시키고 와구와구 먹으려는데.. 첫번째 접시에서는 치킨가스에 들어 있는 치킨이 핑크색 속살(!)을 드러내서 빈정상했고, 처음부터 다시 음식을 해 온 두번째 접시에서는 머리카락이 나와서 모두가 기분이 상해버렸다. 게다가 서버의 응대도 영 불쾌했다. 결국 문제가 된 음식값은 지불하지 않았지만, 망쳐버린 기분은 돈으로 보상이 안된다는 걸 그 음식점 사장님은 알려나.

생일저녁에 있던 약속이 조정되고, 그 자리에 급 가족모임이 끼어들었다. 점심에 버거를 먹었는데 저녁엔 중국음식을 먹었다. 오호. 통재라!

-점심 : 베이컨 버거, 치킨가스, 감자튀김

-저녁 : 누룽지탕, 크림새우, 탕수육, 짬뽕밥



12월 18일 목요일


여자 셋이서 떡볶이 집의 모든 메뉴를 섭렵한 날. 맵고 뜨거운 음식 잔뜩 먹고서,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 오렌지 비앙코 마시니 참 좋더라.

-떡볶이, 순대, 튀김, 김밥, 라면

-오렌지 비앙코 1잔



12월 19일 금요일


책이 나오는 날짜가 정해진 뒤, 고등학교 동창들에게 "줄 것이 있으니, 일단 만나자"고 카톡을 보냈다. 그랬더니 일동 모두가 내가 청첩장을 주려는 줄 알고 '어떤 남자냐', '애 가졌냐', '일단 날짜부터 얘기해라' 등등 온갖 추측성 메시지들을 쏟아냈다. 결국 그 성화에 못이겨 책을 내게 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게 되었는데, 두달쯤 전에 잡혔던 약속이 한 번 늦춰지고.. 드디어 오늘 만나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셋 중 둘은 못 나오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학부모모임과 교회모임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진심 서운했다. 두 달 전부터 잡았고, 본인 일정에 따라 한 번 미뤘던 약속을 끝내 취소해야 할만큼 거부할 수 없는 약속이라는 거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사실 조정이 가능했을 일정으로 보이는데, 그래 이렇게 각자의 길을 걷게 되는구나 싶다. 당분간은 그 친구들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연락이 와도 나 역시 흔쾌히 그 자리에 나가게 될 지에 대해서는 장담을 못하겠다)

결국 넷이서 만나기로 한 자리에는 덜렁 둘만 모이게 되었고, 둘이서 치킨에 샐러드를 먹고 커피를 마셨다. 우리도 나이를 먹었는지 몇시간 동안 한 얘기라곤 몽땅 옛날 얘기들. 어릴 때 친구들을 만나면, 시간이 과거로 되돌아가 멈춰버리는 기분이다.

-레게치킨, 샐러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롤케익 1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