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권의 책 B+4] 어른의 공부법 - 자유로운 인생을 위한

2014. 12. 28. 17:25Self-Improvement/100권의 책

늘 해야지 마음만 먹는 것이 어른이 된 이후의 공부인 것 같다. 아픈 곳을 찌르는 매력적인 제목에 이끌려 전자책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단숨에 읽었다. 가볍게 술술 읽히지만 그 내용까지 가볍지는 않다. 사실 나는 일반적인 '학습법'을 기대하고 고른 책이었다. 공부가 직업인 학생과 달리, 직업을 가진 어른들은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방법론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저자는 책과 사람, 업무, 조직, 시간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 챕터에서 와닿았던 대목들을 정리해본다.



인식의 전환

아는 것에 아는 것을 더하는 기억력의 공부인 어린 시절의 그것과 달리, 어른의 공부는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억력의 점수는 기껏해야 1에서 100까지지만, 통찰력의 점수차는 무한대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인식을 전환을 위해 저자가 추천한 방법 중 내가 실제로 해보기로 한 것은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하는 것과 버킷리스트 만들기. 저자는 버킷리스트에는 나만의 개성을 담되, 일상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것으로 정할 것을 권했다. 평생보다는 올해의 버킷리스트가 더 좋다는 말과 함께. 

예시로 들었던 빌 클린턴의 버킷리스트가 흥미로웠는데, 아버지 부시를 만나면 '당신 아들은 똥이오'라고 말하기, 옛친구 모니카 르윈스키와 페이스북 친구로 만나기 등 누가 봐도 클린턴의 버킷리스트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2015년 목표를 10가지 세워두었는데, 너무 심각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클린턴을 벤치마킹해서 좀 더 유쾌한 내용들을 보강하기로 했다. (지금 딱 떠오르는 것은, 


책에서 배운다

'책에는 귀천이 없다'는 챕터의 제목이 참 좋다. 예전에 어디선가 '단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책은 내용과 상관없이 소장하고 읽을 가치있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난 후부터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을 떨칠 수 있었다. 끝까지 읽지 않더라도, 단 한 줄이라도 얻는 것이 있다면 그 책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그 역할을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니 책읽기가 훨씬 가벼워졌다. 책 읽는 것이 스트레스라면 만화책부터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고, 더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도중에 미련없이 책장을 덮어버리자.


업무/조직에서 배운다

글쎄.. 일과 조직에서 배워야 할 덕목들에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등장한다. 일과 사생활을 일체화해서 일도 사생활도 챙기라는 대목이라던가(하지만 여행가서 일 생각하는게 과연 일과 사생활을 모두 챙기는게 맞는건지 의문이다), 출세하면 시간이 남아돌고 귀찮은 일은 모두 부하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잘하는 것만 할 수 있으니 출세지향적이 되어야 한다(글쎄, 승진을 한다고 잘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회사가 몇이나 될까. 그리고 일이 힘들다고 퇴사하는 임원은 없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힘들어서 퇴사하기 전에 쫓겨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대목)는 내용은 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일본의 현실이 그런 것일지도.


사람/시간에서 배운다

빈번한 부탁은 인간관계를 분열시킨다. 아무리 작아도 부탁은 부탁이니 되도록 부탁을 자제하고, 거절을 할 때에는 단호하게 한다. 그리고 남의 시간을 훔치지 말아라. 5분만, 10분만 당당하게 남의 시간을 훔치려 들지 말아라.

이 두가지를 조합하니, 다른 사람이 내 시간을 훔쳐가도록 관대하게 허락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거나 네트워킹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티타임 제안을 거절해본 적이 별로 없다. 설령 내 업무 페이스가 다소 흐트러지더라도 대부분 제안에 응했었는데, 앞으로는 내 시간을 도둑맞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겠다. 열린 마음으로 타인의 장점을 배우되, 내 중심은 탄탄히 세우도록 하자.



제목은 '어른의 공부법'이지만 이 책은 결국, 어떻게 어른다운 삶의 자세를 만들어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주위의 무엇에서든 배울 준비가 되어 있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사람과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진짜 어른. 마흔이 되면 나도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