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2 D+21] 1/2 : 역시 걱정없는 삶은 없는거구나.

2015. 1. 4. 21:22Health/1일1식 시즌2 (~150202)

크리스마스가 되면 호텔방을 잡아 밤새 낄낄 거리며 술을 먹고 수다를 떨고 게임을 했던 보난자클럽. 하지만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을 피해 파티를 하게 되었다가, 또 언젠가부터는 그나마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파티 대신 파인 다이닝을 해보자며, 무려 코스요리집까지 예약을 했건만.. 친구들의 부모님이 차례로 병원신세를 지게 되셔서 신년회로 그 모든 것을 갈음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잡은 날이 1월 2일, 오늘.


오늘의 테마는 "상수동의 '빠넬로'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티본스테이크를 먹자"였다. 하지만 아직 식중독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터라, 덜 익힌 고기를 먹을 엄두가 당최 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바짝 익힌 스테이크를 먹느니, 차라리 아예 먹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고. 그리하여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고기 대신 피자와 파스타만 먹기로 했다. 내 속이 다 가라앉으면 티본 스테이크는 얼마든지 먹어 드리리.

친구 하나가 와인을 가져와서 따고 (이 집은 콜키지가 없단다!), 피자 두 종류와 파스타 하나, 그리고 올리브믹스를 먹었다. 이태리 음식치고 양이 적지도 않고, 맛도 좋더라. 만족스러운 저녁식사.





10년 넘게 만나온 사이건만 우리는 오늘 거의 처음으로 꽤 속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세상 만사 욕심이 너무 없고, 진정으로 누굴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라는 친구. 그에 반해 욕심이 너무 많아서 탈인 나. 그리고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다른 한 친구. 피차 서로의 캐릭터를 모르지 않지만, 그런 각자의 모습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고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또 서로의 눈에 비친 상대가 어떤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 욕심 없는 친구가 보기에 나는 늘 너무 애쓰며 사는 것 같단다. 정작 나는 내가 굉장히 게으르고 대책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친구가 보는 나는 '왜 저렇게 늘 뭔가 애를 쓸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나는 그저 각자가 생긴 모양새로 잘 살아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늘 고민없이 쿨하게 사는 것 같아보여도 속내가 편하기만 한 사람은 없구나 싶다.



율무차, 아이스라테

화이트와인 1잔, 콜라 1잔, 피자, 파스타, 올리브믹스, 홍합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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