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2 D+24] 1/5 : 혼자 먹는 치킨이 더 맛있다?

2015. 1. 7. 00:30Health/1일1식 시즌2 (~150202)

요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는 재미에 빠졌다. '책은 역시 소장이다'라고 생각해왔지만, 내 집의 서재가 더이상의 책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히 장서에 대한 흥미도 사라져버렸다. (이 대목에서 내가 책이 굉장히 많을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심경의 변화는 책이 많아서가 아니라 나의 서재가 너무나도 비좁기 때문이다) 도서관과 전자책에 재미를 붙이니 굳이 책을 사야만 한다는 강박이 사라지고, 그래서 책을 좀 더 캐주얼한 마음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읽어보고 별로인 책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팽개치게 되었고. ㅎㅎ

여하튼 덕분에 나는 마포구청 하늘도서관과 서울도서관에 차례로 회원가입을 했다. 두 곳 모두 한 번에 세 권을 2주간 대여할 수 있다. 하늘도서관은 집에서 가깝지만 장서의 종류가 그닥 다양하지 못하고, 서울도서관은 원하는 책을 거의 구비하고 있어서 너무나 흡족하지만 맘 편히 마구 들락거리기엔 좀 거리가 있다.

오늘은 서울도서관에서 빌린 책 3권을 반납하는 날. 명동에 엄마가 굉장히 좋아하는 샌드위치 집이 있는데, 몇일 전부터 노래를 하시기에 날도 따뜻하고 하니 퇴근 후에 도서관에 가서 반납을 하고 (물론 월요일은 휴관일이니 무인반납기를 이용해야 하겠지만), 슬렁슬렁 명동으로 걸어가서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내 퇴근시간에 맞춰 엄마가 집에서 책을 들고 나오기로 했는데, 오후쯤 엄마한테 카톡을 넣었더니 대뜸 "혼자 후다닥 다녀와"라며 변덕을 부리신다.

전날 1식을 점심에 했는데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24시간 이상을 쫄쫄 굶었는데 (물론 덕분에 점심시간에 마사지를 받긴 했지만) 사전에 말도 없이 갑자기 변덕을 부리는 엄마 때문에 진심으로 화가 났다. 안그래도 배고파서 신경이 예민하기도 했던데다 이런 식으로 말을 바꾸는 엄마가 참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했다. 어디 한두번이었어야지. 결국 카톡으로 엄마에게 온갖 짜증을 퍼부어대고 급 약속을 잡았지만, 급히 잡은 약속이 깨지는 것도 금방이더라. 결국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치킨을 시켜먹었다. 피자를 시킬까 하다가 못된 마음에 부러 엄마가 못드시는 치킨을 시켜서 아드득 아드득 얄밉게 먹어치우고는 내 방에 틀어박혔다. 먹은 것을 치우면서 돌아서는데 얼핏 황당해하는 엄마의 표정을 본 것 같기도. 나도 이럴 때 보면 참.. 못됐다.

#엄마 미안.

#그래도 치킨은 맛있었다우.


율무차, 치킨 1/2인분, 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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