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D+39~41] 11/27~29 - 오랜 친구와 만나다

2014. 12. 1. 01:08Health/1일1식 시즌1 (~141210)

11월 27일 목요일. 날씨 흐리고 따뜻.

제일 친한 친구가 몇년전 싱가포르로 삶의 터전을 옮겼었다. 그 후 1년에 한번씩은 서울의 친정집에 다니러 오는데,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서부터는 입국시점은 방학이 시작되는 11월 말로 고정되다시피 했다. 올해도 예년처럼 11월 말에 서울로 돌아온 친구와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 친구와는 고등학교 시절에 시를 쓰면서 친해졌다. 가장 친한 친구이면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이었다. 마음을 다치기 쉬웠던 그 시절, 정성스레 쓴 시를 나란히 백일장에 보내놓고나면 그 결과에 따라 우리 사이는 한번씩 위기를 맞곤 했다. 그리고 그렇게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감정은 별 것 아닌 일에 펑 터져버리곤 했다. 그 끝에 예민의 절정을 달리던 고3 시절에는 반년 넘도록 서로 아는체도 하지 않았었다.

누군가에게 그토록 강렬한 승부욕을 느껴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그 상대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이다보니 당시의 나는 그 상황이 참 버거웠었다. 그건 그 친구도 마찬가지였겠지. 하지만 그때의 그 감정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이제 그 친구와 나는 무슨 이야기든 허물없이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1년에 한 번 보지만, 카톡이나 영상통화 따위는 거의 하지 않지만, 그래도 만나면 어제 보고 오늘 또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친구와 밥을 먹고 광화문과 종로와 명동을 하염없이 걸었다. 고등학교때 한참 싸돌아다니던 그 길을.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아이의 성화에 못이겨 계획했던 올나잇을 접고 총총히 집으로 돌아가는 딸바보가 되었다. 뭔가 좀 씁쓸하다.


오늘 뭐 먹었지?

애쉴리 저녁부페 (요즘 부페의 향연이구나)


오늘 얼마나 걸었지?

15,131걸음



11월 28일 금요일. 날씨 다소 흐림.

아빠의 제사였다. 2002년 11월이었으니, 올해로 열두해째다. 

칼퇴를 하고서 남동생의 차에 실려서 집에와서 저녁부터 먹었다. 출근 전에 엄마에게 함께 전을 부치자고 그리 신신당부를 드렸건만, 나 뿐 아니라 올케도 그렇게 여러번 다짐을 받았다고 하건만, 집에 와보니 엄마는 제사준비를 완벽하게 끝내놓고 계셨다. 결국 엄마가 준비하신 음식들을 얌체처럼 받아먹고 뒷설거지를 한 후, [미생]을 보며 밤이 깊어지길 기다렸다.

올해는 아빠에게 보고드릴 기쁜 소식이 두가지나 있었다. 하나는 내년 봄에 태어날 조카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책을 냈다는 것이다. 기쁘게 보고를 드린 뒤에 


오늘 뭐 먹었지?

밥 1공기

4가지 전 : 생선전, 해물전, 육전, 버섯전, 고구마전

산적


오늘 얼마나 걸었지?

2,957걸음



11월 29일 토요일. 날씨 추움.

우리집은 마포구청 뒤에 있다. 그리고 마포구청 12층에는 '하늘도서관'이라는 도서관이 있다. 몇년째 살면서도 이런 도서관이 있는줄 몰랐는데, 서핑 도중에 정말 우연히 알게되어 회원가입을 하고 요긴하게 이용 중이다.

주로 늦잠을 자고 일어난 토요일 오후에 세수만 하고서 슬렁슬렁 다녀오는데, 오늘도 과히 다르지 않았다. 헐렁한 트레이닝바지를 입고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며 책을 골랐다. 욕심같아서는 대여섯권을 빌려오고 싶은데, 이곳은 한 번에 3권까지만 대여 가능하다. 


오늘 뭐 먹었지?

밥 1공기

세가지 나물

다섯가지 전

김치

아이스라테 1잔


오늘 얼마나 걸었지?

9,547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