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식 시즌3 D+23] 2/25 : 명절갈등이 불러온 엄마의 우울증

2015. 2. 27. 01:44Health/1일1식 시즌3 (~150326)



결국 엄마에게 크게 화를 내버리고 말았다. 설날에 남동생에게 서운하셨던 엄마(2015/02/21 - [1일1식 시즌3 D+18] 2/20 : 명절 후 가족갈등에 대하여)가 내내 컨디션 난조를 보이더니, 결국 다시 우울증 증상을 보이신다. 맥락도 없이 대화 끝에 갑자기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던가, 사라져버리고 싶다고 말한다거나,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도 뭔가 피드백을 받기가 참 힘겹다. 그동안 재발한 우울증은 대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었기에 그저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이번에는 원인도 명쾌한데다, 그것이 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엄마의 상황을 고스란히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참 화가 났다. 말하자면 '똥 싼 놈은 따로 있는데, 이 치울 수도 없는 똥냄새는 내가 맡아야 하는가..' 뭐 이런 기분이겠다. 표현이 너무 과했나. 뭐 여튼.


회사에서 뭔가 명쾌하게 일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로 터덜터덜 집에 돌아왔는데, 머리가 아프고 우울해서 죽을 지경인 엄마를 붙들고 "대체 아들이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불러다가 혼내지 못할 이유가 무어냐. 불러서 야단을 치고 풀어라. 언제까지 이렇게 머리 싸매고 있을거냐"고 했더니 대뜸 그냥 사라져버리고 싶으시단다. 순간, 이 반복되는 패턴에 질리고 화가나서 나도 모르게 "그럼 사라져버리시던가요"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 하지만 결국 엄마에게 불을 뿜듯 화를 내버렸기 때문에 결국 저 말을 한 것과 다름이 없다 싶다.

엄마에게 화를 버럭 내고는 그 길로 씻고서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소설책을 읽었다. 잠은 오지 않고, 발끝치기고 나발이고 운동따위는 할 기분이 아니고.. 결국 책 한 권을 다 읽고나서도 한참을 뒤척이다가 힘겹게 잠이 들었다. 분노와 미안함이 공존해서 더 약오르고 뒤숭숭했던 밤이었다.



-점심 : 떡볶이, 라면, 튀김, 김밥

-간식 : 스트로베리 라테


-걷기 : 총 6,951 걸음

-발목운동 : 아침 발목펌프 10분, 발끝치기 10분


-혈당체크 : 안함 (3월부터 재개할 예정)